#EP 1
나는 생각보다 늘 늦게 아픈 사람 이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왜…늘 늦게 아플까.
그땐 괜찮았다고 생각했어요.
괜찮은 척도 아니고, 진짜 괜찮다고 믿었어요.
어느 정도 감정을 조율할 줄도 알고,
상황을 이성적으로 보는 눈도 생겼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결정도 빨랐고, 정리도 나름 단호했어요.
근데 이상하죠....
모든 게 끝난 다음 날,
혼자서 문득 조용한 시간 속에 멈춰 있으면…
그때서야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해요.
'그 말, 안 했어야 했는데.'.....'조금만 더 참을 걸 그랬나.'
'사실 나, 많이 아팠는데.'...
그렇게…
나는 생각보다 늘 늦게 아픈 사람이었어요.
이별을 결정한건'생각' , 눈물을 흘리는건 '감정'이다.
늘 ‘지금 괜찮다’고 판단한 나보다,
한참 뒤에 따라오는 마음이 진짜 나였던 거죠.
우리는 흔히
생각과 감정이 함께 움직인다고 믿지만,
사실은 달라요.
생각은 상황을 분석하고, 감정은 그 상황을 살아내요.
그래서
이별을 결정한 건 ‘생각’이지만,
눈물을 흘리는 건 ‘감정’이에요.
직장을 그만두는 건 ‘판단’이지만,
그 공허함 속에서 흔들리는 건 ‘마음’이에요.
그래서 저는 요즘,
자주 이 문장을 속으로 되뇌어요.
“생각은 늘 앞서고,
감정은 늘 뒤늦게 고백된다.”
이 문장을 떠올리면,
마음이 조금 느려지는 것도 괜찮게느껴져요.
‘지금 당장은 잘 모르겠어도,
내 마음은 나중에라도 나에게 말해줄 거야.’
‘그때 아팠던 이유도, 지금 흐르는 눈물도,
다 나중에라도 이해하게 될 거야.’
그래서 이제는
감정이 늦게 도착해도
그걸 ‘느려터진 나’라고 탓하지 않으려 해요.
오히려 그 감정이
뒤늦게라도 내 안에 도착해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할꺼에요.
생각은 앞서가고, 감정은 뒤따라와요.
그 사이에 있는 시간이
바로 ‘나를 이해해가는 시간’이에요.
지금 당신도
혹시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줘요.
당신 마음은
조금 느릴 뿐,
결국은 당신 곁에 도착할 테니까요.
“혼잣말처럼 시작한 이 말이… 당신 마음에도 닿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