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혼잣말

엄마를 닮아가는 내가 두려워질 때...

by decotown56 2025. 4. 13.

EP4.

사랑하고 있는데, 왜 자꾸 상처 주는 말이 나올까...

 

엄마 생신이라 다녀왔어요.
정말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축하도 드리려고 마음먹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너무 불편했어요.

내가 한 말들 때문이었어요.
엄마한테 너무 쏘아붙이듯 말했고,
그 말이 전부…
엄마 마음을 후벼파는 말들이었더라고요.

엄마와 딸의 사랑

 

근데 이상하죠.
그게 단순히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는 아니었어요.
엄마의 말투, 엄마의 생각, 엄마의 행동
그게 전부 내가 너무 싫어하는 내 모습 같았거든요.

그걸 보는 순간, 너무 짜증이 나고
감정이 폭발하듯 말이 나와버렸어요.

“ 다음에도 안 그럴 자신이 없어서…”

사실, 다른 사람에게는
내가 상처 주는 말 했다 싶으면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죠..당연히...

근데 엄마한테는… 못 하겠어요.
왜냐하면…

다음에도 안 그럴 자신이 없거든요.

엄마가 하는 말투,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말들의 느낌,
그 안에 담긴 판단, 감정, 반복되는 사고방식…

그게 나한테 너무 익숙한데,
이해는 안 되고,
거부하고 싶고,
근데 나도 그걸 따라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싫고…

 

결국, 엄마한테 화를 낸 게 아니라
엄마를 닮은 내 모습에 화가 나 있었던 거 같아요.

 

사랑해서 미워지는 존재...

 

 

엄마가 미운 건 아니에요.
정말로... 오히려 너무 사랑하니까,
엄마가 가진 모습들 중
내가 닮고 싶지 않은 부분을 거부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그래서 거리를 두고 싶고,
그래서 미안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고,


그리고 그 말이
"너 왜 그렇게 살아?"
"왜 넌 계속 그렇게 말해?"
하는 식으로 흘러가요.

그러고는 내가 상처를 주고,   내가 후회해요.
그리고 돌아서서 조용히 앉아
혼자 후회하고, 혼자 무너져요.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기적인 마음

 

사실 오늘 엄마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 것도
엄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은 ‘지금의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참 말도 안되는 이기적인 마음때문이었죠.

 

엄마가 내 안에 들어오는 게 싫었어요.
엄마처럼 느껴지는 내가 무서웠어요.
그래서, 말로 막아내려고 했어요.

근데 알죠.
그건 벽이 아니라 칼이 돼서,
엄마를 찔렀고,
결국 나도 아팠어요.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을래요.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요.
하지만.... 지금은,
그 미안함을 말하지 않을래요.

왜냐면,
그 말은 또 나를 옭아맬 테니까요.


다음에도 내가 또 상처 줄까봐
그게 무서워서 스스로를 조심하는 거예요.

 

혹시  나랑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다면,
지금 이 이야기가
당신 마음 어딘가에
조금이라도 머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혼잣말처럼 시작한 이 이야기가,지금 당신 마음에도 조용히 닿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