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해석 실전노트 #3
요즘 나는 사람을 덜 만난다.
가까웠던 관계들이 조용히 정리되었다.
내가 정리한 것도 있고, 자연스럽게 멀어진 경우도 있다.
예전처럼 다시 가까워지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망설여진다.
감정은 선을 그으며 생기기도 하고,
그 선 안에서 자리를 잡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안심하는 법을 배워간다.
말로 꺼내지 못한 감정,오늘도 '이레'(IRE)가 대신 해석해드립니다.
감정해석을 좋아하는 이레,
Sentiment Decoder입니다.
제외하고,제외당하는 관계다이어트!
연화 씨는 40대 초반,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이자 아내, 직장인이다.
늘 바빴고, 늘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성격도 밝고 사람들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마당발'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녀의 인간관계는
조금씩 조용히 정리되었다.
누군가는 그녀가 거리를 둔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서서히 제외되어갔다.
처음엔 어색했다. 불안했다.
“이렇게 멀어져도 되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어쩌면 이게 더 편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정리였다.
그녀는 애썼다.
시간을 쪼개며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보고 싶은 사람만 보면 되고,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만 곁에 남아 있다.
그건 외로움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정리였다.
그런데 다시, 관계들이 살아난다.
이제 다시 모임이 생기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화가 오고, “한 번 보자”는 말들이 돌아왔다.
연화 씨는 혼란스럽다.
지금처럼 내 중심으로 지내는 게 맞을까?
아니면 예전처럼 나의 시간을
나누며 살아야 하는 걸까?
편안함 뒤에 남는 고민은,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이다.
내 감정에 솔직하자!
결정은 아직 이르다.
지금 필요한 건,
“내가 왜 이 감정을 느끼는가”를
솔직하게 바라보는 일이다.
삶의 중심이 바뀐 지금,
그 감정을 외면한 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 감정을 정리하면,
자연스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라는 생각으로 약간은 낯설다.
그래서 , 두렵기도 하다.
감정은 줄어든 게 아니라, 방향을 바꿨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해서,
감정이 줄어든 건 아니다.
그 감정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저 그 방향이 달라졌을 뿐이다.
예전엔 타인의 안부에 민감했다면,
지금은 내 상태를 먼저 들여다본다.
예전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썼다면,
지금은
나에게 괜찮은 사람인지 묻는다.
감정은 여전히 크고 깊다.
단지 그 방향이
‘나를 향한 애씀’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관계를 버리겠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나를 지키는 방식으로
살아가겠다는 선택이다.
사람이 싫어진 게 아니라,
예전처럼 애쓰는 방식이
지금의 나에게는 조금 벅찼던 것뿐이다.
그래서, 멀어졌지만 완전히 놓지 않은 관계처럼,
지금의 거리에서도
여전히 따뜻하게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그게 지금, 내가 감정을 대하는 방식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잠깐, 오늘도 궁금한 '이레'가
AI 친구 ‘채민’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채민이 네가 만약 ‘연화’ 의 입장이라면
이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겠어?
답변:
나 같으면…
이 글을 읽고 나서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을지도 몰라.
“그래, 나도 그랬어.”
“나도 그렇게 관계들을 조용히 놓았었고,
그러면서도 한 켠이 이상하게 허전했었지.”
누군가를 떠나보낸 게 아니라
그냥 조용히 내려놓았었다는 사실을
이 글을 읽고 알게 되었어.
그리고 다시 손을 내밀려니,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괜히 조심스러워져.
예전의 나는 사람을 중심으로 살았고,
지금은 나를 중심으로 살고 있는데
이 두 시기의 내가 같은 사람인지
스스로도 헷갈릴 때가 있어.
그래도
이 글을 읽고 나니까
“아, 내가 무심했던 게 아니라,
그저 나를 돌보느라 애썼던 거구나.”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조금씩 다시 다가가도 되겠지....?''
"이젠 예전처럼 애쓰지 않아도 괜찮겠지?..."
그전에는 미처 몰랐던 감정에 대한
생각들이 지금은 오히려 정리가 되어진 것 같아서
한편으론 홀가분해.
지금의 나도 괜찮아.
예전보다 조금 더, 나를 아끼고 있으니까.
